이 글은 2003년에 있었던 JVC Jazz Festival에서 Pat Metheny Solo & Trio 공연을 관람하고 쓴 글입니다. 2003년 사내 사보에 게재된 글입니다. ------------------------------------------------------------------------------------------------------------ 문화&정보 > 컬처클럽 | |||
가끔 꿈을 꾸다가 너무나 행복한 꿈이라 꿈에서 깨어나기 싫었던 그런 기억이 있을 것이다. 지난 12월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올림픽홀에서 개최되었던 ‘2003 JVC Jazz Festival Seoul’ 공연을 다녀온 후의 느낌이 그러했다. 현실인지 꿈인지…정말 공연이 벌써 끝난 것일까.. 공연을 하긴 했던 걸까.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고 뭔가에 홀린 듯한 느낌.
지난 1년간의 간절한 기다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로 팻 매쓰니와 드림 씨어터의 존 페트루시, 에릭 존슨을 손꼽는다. 2002년 LG아트센터에서 5일에 걸쳐 팻 매쓰니 그룹(PMG)의 ‘Speaking of Now’ 공연이 있었는데 그 공연을 보지 못한 것을 1년 동안 후회하며 지내온 터라 이번 공연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가리라 마음 먹고 있었다. 운 좋게도 프리챌 팻 매쓰니 동호회의 도움으로 무대 바로 앞 두 번째 자리에 앉게 되었다. 팻 매쓰니는 54년 캔사스 시티에서 태어나 신동으로 불리며 젊었을 때부터 세계적인 재즈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18세에 마이애미 대학과 버클리 음학학교의 최연소 교수가 되었고 재즈부분에서 지금까지 15번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특히 그가 이끄는 팻 매쓰니 그룹의 앨범은 7장 연속 그래미상을 수상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는 솔로/트리오/그룹의 형태로 74년 이후로 40개국 이상의 공연장에서 1년 평균 120-170회 정도의 공연을 해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팻 매쓰니 솔로/트리오 공연으로 최근 10년 간에 재즈계에서 나온 최고의 베이시스트라 불리는 크리스천 맥브라이드(베이스)와 팻 매쓰니 그룹의 최근 앨범 ‘Speaking of Now’에서 합류한 이후로 특유의 제스쳐로 멋진 연주를 들려주고 있는 안토니오 산체스(드럼)와 함께 2시간여 동안 공연을 하였다. 이날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던 나윤선 퀸텟의 공연이 끝난 뒤 10여분의 휴식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조명이 어두워졌고 무대 좌측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헝크러진 머리에 가로줄무늬 티셔츠, 청바지, 그리고 나이키 운동화로 대표되는 팻 매쓰니. 사진과 공연실황 DVD를 통해서 봐왔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사진 1 참고). 그 특유의 천진난만한 환한 웃음으로 몇 차례 인사를 하고는 스탭으로부터 기타를 전달 받고는 의자에 앉아 연주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난 꿈을 꾸는 듯한 착각에 빠진 것 같다. 바리톤 기타의 몽환적이고도 아름다운 선율 탓이기도 했지만 손을 뻗으면 잡힐 듯한 거리에서 그가 연주를 하고 있다는 것이 도대체가 실감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팻 매쓰니의 솔로 연주가 끝나자 무대가 밝아지면서 영화배우 니콜라스 케이지를 닮은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와 한 덩치하는 크리스찬 맥브라이드가 웃으면서 무대에 등장하였고 본격적으로 팻 매쓰니 트리오 공연이 시작되었다(사진 3 참고). ‘So May It Secretly Begin’을 시작으로 안토니오 산체스의 드럼 연주가 돋보이는 ‘Go Get It’, ‘Turn around’ 순으로 연주를 하였다. 대부분의 곡들이 원곡보다 매우 길게 연주되었는데 이유는 서로 주고 받으면서 즉흥 연주를 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안토니오 산체스의 드럼 연주는 ‘Speaking of Now in Japan’ DVD를 통해서 익히 본 바 있지만 크리스찬 맥브라이드의 콘트라 베이스 연주 실력은 정말 일품이었다. 하긴 뛰어나지 않았다면 젊은 나이에 팻 매쓰니가 함께 투어를 하자고 제안했을 리가 없겠지만 말이다. (참고로 안토니오 산체스는 71년생이고 크리스찬 맥브라이드는 72년생이다.) 마지막 곡으로 연주한 ‘Question And Answer’가 그렇게 강렬한 이미지로 편곡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마치 팻 매쓰니 최고의 명곡으로 뽑히는 ‘Are You Going With Me’를 듣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를 해주었다. 재즈 기타리스트 중에서도 팻 매쓰니는 다양한 장비를 사용하여 독특한 사운드를 개발하기로 유명한데 이 곡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롤랜드 VG-88 기타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연주는 정말 공연장이 아니면 절대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주었다. 앵콜 곡으로는 허비 한콕의 ‘Cantaloupe Island’을 경쾌하게 연주하였다. 공연이 끝난 뒤 나란히 무대에서서 관객을 향해 인사했다. 재빨리 디카를 꺼내서 사진을 찍었는데 마침 크리스찬 맥브라이드가 나를 보며 미소를 지어주었다(사진 4 참고). 공연 중 사보에 실을 사진을 위해 몰래 몇 장을 찍었으나 이 사진이 가장 잘 나온 것 같다. 아무래도 ‘도촬(도둑촬영)’ 연습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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