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4년 1월에 발매된 서태지 7집에 대해 음반평을 쓴 것이며 사보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서태지와 나
2년 후인 2000년, ‘울트라맨이야’가 포함된 6집과 함께 서태지가 귀국해서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공식사이트인 서태지닷컴(www.seotaiji.com)의 오픈, ETPFEST라는 대형 락 페스티벌 개최, 서태지 컴패니의 출범이 차례로 이뤄지면서 서태지와 팬들이 직접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채널이 구축된 시기이다. |
2004년 1월 말. 7번째 앨범으로 돌아온 서태지. 그의 음악을 여의도 사옥으로 이전한 안랩에서 만나게 되었다. 택배로 배달된 상자를 뜯으면서 생각했다. 이번엔 과연 어떤 음악일까. 이번에도 나의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을까. 한껏 부풀은 기대를 가지고 조심스럽게 첫번째 트랙을 듣기 시작했다. 서태지 그 7번째 이야기? Issue에 중독되다 이번 7집은 참으로 묘한 앨범이다. 처음에는 많은 곡이 유사한 코드 진행을 하고 있어 나른하고도 몽롱한 느낌이 들었다. ‘Heffy End’를 제외하고는 크게 와 닿는 노래가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서태지 7집을 들은 이후부터는 다른 음악을 거의 들을 수가 없었다. 서서히 각 곡들의 매력이 느껴졌고 어느 순간은 난해한 느낌이 들기도 하더니 어느새 서태지 7집에 중독되어 버린 것이다. 앨범이 출시된 지 두 달이 지났건만 지금도 귓가엔 항상 그의 음악이 맴돌고 있다. 서태지는 7집 앨범 발표 후 가졌던 기자회견에서 이번 앨범을 ‘감성적인 코어 음악’이라고 정의한 것은 단지 보컬의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곡 구성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팬들에 대한 그의 감성이 스며들어 있음을 암시한 것 같다. 이러한 점은 각 곡들의 가사 내용에서 느껴지는데, 표면적으로 들어나는 내용은 모두 다르지만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있음에도 은둔했어야 했던 지난 수년 간의 방황에 대한 자신의 내면적인 반성의 뜻이 중의적으로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토커의 사랑 얘기를 다룬 ‘Heffy End’는 팬들에게서 돌아섰던 자신을 용서해달라는 내용으로, ‘로보트’에서는 상업적으로 변질되어 음악을 만드는 로보트가 되어 버린 자신에 대한 지난 날의 아픔을 표현하고 있다. ‘Live Wire’에서는 자신이 처음 음악을 접할 때의 설렜던 기억을 바탕으로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를, ‘10월 04일’에서는 팬들의 입장에서 보는 서태지에 대한 기억을, 마지막 접속곡인 ‘Zero’와 ‘Outro’에서는 그 동안의 여정을 정리하고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서태지의 의지가 담겨있다. 매니아들과 보다 가까이 4집 이후 대중매체와 단절했던 서태지는 이번 앨범을 통해서는 보다 팬들과 가까이 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보이고 있다. 최근에 TV 토크쇼에 출연하는가 하면 10년만에 KBS 무대에서 사전심의를 당했던 ‘시대유감’을 부르는 통쾌한 모습을 공중파에서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팬들 앞에서 보다 가까이 서있는 인간 ‘정현철’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나의 작은 바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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