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거와 미래를 보다. 중국에 머무르는 동안 가장 좋았던 점은 환율의 차이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삶의 풍요로움이었다.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구입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자장면을 단돈 500원이면 배부르게 사먹을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봐왔던 한국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지 않은가! 고도 성장을 거듭하던 80년대. 그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는 값싼 노동력과 우수한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제조업 위주의 성장을 하였다. 최근 반세기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개발도상국들의 벤치마킹의 모델이 될 정도로 발전했다. 좁은 국토와 분단 국가, 자원 부족 국가라는 그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10위권 경제력을 자랑하면서 첨단 IT 국가로서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개발 위주의 정책은 선진국이 되기 위한 필요악인지 중국은 높은 성장을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해지고 도심으로의 인구 집중 현상, 물가 상승, 환경 오염 등의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날 우리나라의 개발 위주의 성장정책에서 파생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은 지금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중국에도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경제력에 버금가는 국민들의 문화수준을 높이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가. 86 아시안게임, 88 올림픽을 거쳐 2002년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매스컴을 가득 메웠던 공익광고가 기억난다. 기초질서와 교통질서를 확립하고, 경범죄를 줄여서 지금의 깨끗한 거리를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던가. 2008년 북경 올림픽 준비로 분주한 중국은 무질서함, 환경문제, 가격이 천차만별인 유통구조, 모조 제품의 범람, 빈부격차, 민족간의 갈등 등 산재해 있는 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 곳에서 배울 점은 다양성에 있다. 지리적으로 삼면이 바다이고 대륙으로 연결된 북한과는 분단된 상태에 있다. 거기다가 단일 민족 국가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자라온 우리들은 지리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매우 단절된 상태에 있었다. 물론 그것이 옳고 그름을 논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성을 인정하는데 인색하다는 것은 국제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분명 마이너스 요인이다. 넓은 땅에 50여 개 민족이 정착하면서 그리고 아편전쟁으로 비롯된 문호개방의 아픔을 겪으면서 중국인들은 이미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뿌리깊게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난 2002년 월드컵 이후 세계인에게 역동적인 붉은색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건만 실제로 다른 국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대하는 데에는 아직 어색하기만 하다. 그러나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음을,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보다 여유 있게 그리고 여유있게 그들을 맞이할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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