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 언론에서 한강대교를 많이 다룬 날이 있었을까..

쉴 새 없이 내린 집중호우에 급기야 홍수경보가 발령되었는데
그 지역이 한강대교 인근 지역이었다.

이번에 알게 된 건데 우리 동네가 나름 저지대였구나.
평소에 출퇴근하느라 매일 오가는 올림픽대로, 노들길이 저렇게 흙탕물에 잠기다니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사실 오늘 정오 정도에 버스를 타고 저 한강대교를 지나서 용산방향으로 넘어갔었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가 이미 통제에 들어간 상태라 북새통을 이뤘다.
어이없게도 꽉 막힌 한강대교 위에서 20여분을 있어야 했다.

눈 감고 상상 한 번 해보시라.
저 흙탕물로 넘실거리는 한강 가운데에서.. 그 위에 20여분을 버스에 앉아 있으면
그대는 무슨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괜시리 94년의 성수대교 생각도 나고..
단테스피크나 타이타닉 같은 재난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지 않겠는가.
수영 배운지 얼마 안되서 25m 겨우 가는 정도인데 흙탕물에서도 수영을 할 수 있을까 라든지..
자유형으로 가야될까.. 배영으로 가야될까..

그렇게 머리속으로 소설 한 편을 쓰고 있을 때 즈음 한강대교를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자전거 타면서 여유를 만끽할 때의 한강은 너무도 아름다운 대상이었지만
흙탕물로 가득한 한강의 모습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여의도 고수부지는 완전히 잠겨버렸다.
고수부지 주차장에서 미처 차 못 뺀 사람들도 있을거다.
중고차 시장에 매물이 풀리겠지..

저 한강철교 위로 지나다니던 KTX도 아찔했겠지..



길고도 축축했던 하루가 이렇게 저물고 있다.
현재 한강대교의 수위는 10m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새벽 2시까지는 경계해야 된다고 하는데.
지혜롭게 대처해서 피해를 최소화 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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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en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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